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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새로운 전자상거래 결제수단으로 등장한 아르헨티나의 비트코인 열풍
  • 직원기고
  • 아르헨티나
  •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 윤예찬
  • 2015-12-31
  • 출처 : KOTRA

 

새로운 전자상거래 결제수단으로 등장한 아르헨티나의 비트코인 열풍

     

박예리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

     

 

 

아르헨티나는 2014년 7월 30일부터 소규모 헤지펀드 채권자들로부터 제기된 채무원금상환 소송에 패소해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해 있다. 주요 해외신용평가기관에서는 일제히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도 지수를 SD(제한적 디폴트)로 낮췄고, 이로 인해 무역보험 여신 신규 대출이 불가하는 등 그 여파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2001년 국가의 전면적 디폴트 이후 발행된 국채를 매입한 채권자들 중 채무조정 합의안에 참여하지 않은 홀드아웃 채권단들이 미국 사법부를 통해 제기한 원금상환 소송에 승소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칭하는 벌쳐펀드(Vulture Funds)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미국 대법원 판사의 조치로 채무이행을 위한 신탁기관이었던 미국계 은행에 예치금 지급이 금지됐으며, 이는 남은 채무분할 상환 일정들이 다가오면서 아르헨티나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르헨티나는 지난 10년간 끼르츠네르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만성적인 재정적자 및 지방정부 부채, 과도한 화폐발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2015년 공식 인플레이션율 15%, 비공식 27%), 치솟는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한 주요 소비재의 대한 가격관리제도 도입, 보호무역주의를 통한 무역수지 흑자 기조 유지를 위한 강력한 수입규제 및 수출입 1달러 정책, 외환보유액을 보호하기 위한 외환 및 대금결제 규제, 1인당 외환매입 규제로 활성화되는 암환전 시장(월 8800페소 이상의 소득을 가진 자만 국세청 허가를 통해 월소득의 20% 내에서 달러 매입 가능), 이로 인한 공정 및 불공정 환율의 확연한 격차(현 시점 공식 환율 달러당 9,2페소, 비공식 환율 달러당 15.9 페소) 등 일련의 불안정한 경제정책들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들이 현 정부 마지막 임기기간 동안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역사적으로 경제위기를 여러 차례 겪으면서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생각하게 됐고, 앞으로 페소의 또 다른 평가절하가 예고돼 있어 국민들의 자금 불안전성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러한 국가의 불안정한 통화정책 및 각종 규제로 인해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비트코인이다.

     

□ 비트코인의 출현 배경

     

2009년 처음 등장한 비트코인은 P2P 암호화 프로토콜 이용자들 사이에 알려진 가상화폐였으나, 2013년부터 가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세간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화폐, 금융상품, 폰지 사기(Ponzi scheme), 불법거래 촉진도구 또는 프로토콜 등과 같은 수식어를 얻으며 ‘Money with no middleman(중개인이 없는 돈)'이라고 표현되는 암호화폐의 출현은 기존에 은행의 역할과 정부의 금융규제 정당성에 물음을 던지고 새로운 대안으로서 화폐의 신 패러다임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듯했다. 비트코인을 통해 달러화 되지 않은 자산을 보유할 수 있으며, 실질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저축 또는 투자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고 개인들이 P2P 네트워크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생성해낼 수 있는 시스템은 화폐와 정부, 그리고 개인의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질서의 필요성을 야기했다. 비트코인의 출현은 또한 개발도상국가들의 낮은 금융업 발달로 인해 생긴 공백을 채울 대체방법으로 그 사용처의 정당성이 더해지기도 한다.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선진국들의 비해 발달되지 않은 은행업으로 낮은 신용카드 발급비율 및 과도하게 높은 서비스 수수료로 인해 현금 또는 수표 결제가 여전히 선호되고 있다. 또한 취약하고 불안정한 현지 통화가치에 노출된 높은 인플레이션 및 디플레이션의 대한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에, 이럴 경우 달러 대비 현지 화폐가치 저평가의 문제는 항상 만연해있다.

 

세계은행에서 발간하는 금융포용성(Financial inclusion) 통계에 따르면 중남미 국가들에 경우 15세 이상 성인인구 4억2820만 명 중 은행구좌를 보유한 개인이 약 51.4%라고 발표했다. 이는 2011년 39%였던 것에 비해 약 31%는 증가한 셈이다. 또한 같은 통계에 따르면 현금카드를 주요 결제수단으로 이용하는 비율이 27.7%, 신용카드는 18%, 온라인뱅킹을 이용하는 비율은 6.9%에 그치고 있다. 환율에 민감하고 높은 금융 서비스 이용 수수료를 낼 수 있는 고객비중이 낮은 중남미 시장의 특성상 비트코인은 매력적인 대안이다.

     

□ 아르헨티나는 비트코인의 테스트베트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통해 송금 수수료가 금액의 1% 밖에 부과되지 않는 금융 및 전자상거래 결제가 가능하며, 전통 화폐의 환율변동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저축 수단 및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아르헨티나에서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정부의 해외송금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지며 35%에 달하는 송금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다. 중남미에서 가장 비트코인 활용도가 높은 아르헨티나는 현재 약 600개의 매장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며 비트코인 환전소(Bit Pagos), 비트코인 전자상거래 웹사이트(Ripio), 비트코인 온라인 쇼핑몰(Avalancha),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고 있는 식당(Subway), 상점, 택시 등이 생기면서 점차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당 약 2100페소로 거래가 되고 있으며(비트코인당 228.485달러), 사용자 수가 1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가의 강력한 규제로부터의 회피 및 비트코인의 탈중앙화된 시스템이 가져오는 기회를 포착한 아르헨티나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활발한 온·오프라인 교류를 통해 새로운 투자가치 방향 모색, 비트코인 창업 업체 지원 및 강연들을 통해 비트코인 사용의 대중화를 위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나가고 있다. 2014년 8월에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지인 센트로에 'Espacio Bitcoin de America Latina en Buenos Aires'라는 공간을 최초로 개관해 아르헨티나가 비트코인 가상화폐 사용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야심찬 계획도 반영하고 있다. 또한 2015년 7월 31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는 ‘금융 및 규제환경에서의 가상통화 포럼’이라는 주제하에 제1회 중남미 비트코인 국제회의(LaBitConf 2015)가 열렸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이번 국제회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 청사에서 열리고 해당 기관 산하 혁신부처와 아르헨티나 비트코인 협회(Bitcoin Argentina)와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됐다. 현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제도들을 점검하고 결제 및 투자상품으로서의 미래의 대해 논의한 자리였다.

 

최근 들어 중남미 국가들은 자국 통화가치를 꾸준히 평가절하 해오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의 경우 연간 평균 20%가 넘는 고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국화폐의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사라진지 오래다. 아르헨티나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은 정부의 외환규제를 피하기 위한 대안수단으로 그 사용량은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문제와 자본규제가 심한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통해 수수료가 면제된 자유로운 거래 시스템과 주요 저축통화인 달러화를 손쉽게 환전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비트코인은 가상화폐를 접한 소수의 아르헨티나인들에게 견고한 지지를 얻고 있다.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아르헨티나에서 비트코인의 활용은 단순히 전통화폐를 대체해 결제기능만을 가진 메커니즘으로 인식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스타트업 사업으로서의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향상과 현 금융 패러다임을 바꿀 전자금융시스템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BitPagos라는 비트코인 거래 플레트폼 회사는 중남미 시장을 위한 비트코인 판매처리도구(merchant processing tools)와 소비자를 위한 비트코인 거래유통 플레트폼인 Ripio를 통해 아르헨티나 비트코인 사용자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itPagos를 통해 비트코인 P2P 거래를 지원하고 Ripio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이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판매·지불할 수 있도록 지정 매장을 통해 환전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BitPagos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중남미의 비트코인 시장은 전 세계 비트코인 시장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연간 2500만~4500만 달러의 비트코인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최근 신용카드 소지자보다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더 많아 향후 더욱 쉽게 비트코인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및 금융정보당국은 비트코인을 감독하기 위한 법적 체계를 최근 발효했으며 외환 매입 규제에 더불어 환전소, 은행, 금융거래소 등에서 실행되는 비트코인 거래내역을 매월 보고하도록 만들고 있다. 공식으로 가상화폐를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비트코인 거래로 인한 피해보상은 해줄 수 없다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미래의 가상화폐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는 일부 옹호론자들의 주장은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실정이다.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는 편리성의 문제 (환전 또는 ”채굴“ 방법), 투기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는 취약한 변동성 및 유동성의 문제는 그 자체로 제기되는 시스템적 한계의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가상화폐 및 결제수단으로서 부상하고 가치 부여가 가능한 것은 절대적으로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으로 하나의 대안정책으로서의 활용도이며 앞으로 변화될 정부 경제정책에 따라 비트코인 열풍이 지속될지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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