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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아르헨티나는 과연 벌쳐(부이트레)의 부리를 자를 수 있나
2014-12-10 윤예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

 

아르헨티나는 과연 벌쳐(부이트레)의 부리를 자를 수 있나

 

박채순 (아르헨티나 국립 라플라타 대학교 국제교류재단 파견교수

 

 

 

지난 10월 1일 자 'Projecto-syndicate'라는 미국 인터넷 매체에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콜롬비아 대학교 교수와 그의 동료 마르틴 구즈만(Martin Guzman)이 '벌쳐의 부리 자르기(Debeaking the Vultures)'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글을 게재했다. 스페인어로도 같은 의미의 '부이트레 부리 자르기(Despicar a los buitres)'로 번역됐다. 즉, 남미산 사나운 독수리의 일종인 벌쳐(부이트레)의 공격 부위인 부리를 잘라 무력화시킨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6월 16일 미국 연방 대법원으로부터 헤지펀드(벌쳐펀드) 채권자에게 13억3000만 달러의 채무를 현금으로 상환하라는 확정 판결을 받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 판결 이후 기한이 처음 도래한 기존 채무 결제 상당액 5억3900만 달러를 만기일 전에 결제은행에 미리 예치했다. 그러나 미국 그리에사(Griesa) 판사가 판결에서 명시한 “부이트레 채무 상환 이전에는 다른 채무의 변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조건 때문에 이 예치금액은 채권자의 구좌에 이체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기일 전에 송금했다는 이유로 디폴트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채권자는 채권 상환을 받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6월 말에 해결돼야 할 부이트레 채무에 대해 유예기간 만료일인 7월 30일에 디폴트에 빠진 것이다. 매스컴 등에서는 이 디폴트를 기술적 디폴트라고 표현한다.

 

아르헨티나의 주장은 2001년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던 채권의 소유자와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서 총 93% 상당의 채무 조정을 했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은 7% 중 일부 부이트레 채권자(NML Elliott y Aurelius 등)가 미국 법원에 소송이라는 수단을 통해 2008년에 헐값에 투자한 금액의 1600% 상당의 엄청난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그에 그치지 않고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기존 합의를 해준 93%의 채권자에게 이제까지처럼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서 상환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즉 채권 조정에 들었던 93%의 채권자와 합의하면서 “향후 이 채권자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다른 채권자에게 자진 상환할 경우에는 본인에게도 같은 조건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는 RUFO(Rights Upon future Offers)조항 때문에 부이트레와 이전 채무자보다 더 유리한 조건의 협상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키르츠네르와 크리스티나 정부 들어서 매우 소원해진 대외관계는 사실 2001년의 전반적인 국가 디폴트 선언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원시 당하고 또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생긴 결과로도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명목상으로는 ‘빚 안 지기(desendeudamiento) 정책’을 실시했으나 재정적자가 증가하고 외환보유고가 줄어들어 급기야 2012년에는 환율 통제와 수출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외화 감소, 인플레이션 상승, 외자 유치 불가능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이트레 판결로 7월 30일부터 기술적인 디폴트에 빠져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부이트레 현상이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산업화, 생산 모델, 국가사회문제 등 모든 것이 부이트레와 문제와 결부돼 부이트레 문제의 해결이 가능한지 아닌지에 따라 국가 사회 전체가 함께 출렁거리는 현실이다. 문제는 RUFO조항 때문에 부이트레와의 협상을 2015년 미룬다고 하더라도 93% 채무조정에 들지 않았던 승소한 부이트레와 동종의 홀드아웃 채권자(NM Dart de Kenneth Dart y el Grantham Mayo Otterloo)가 ‘세기의 소송’의 승소를 확인하고 그레이사 판사에게 소를 추가로 제기해 이들 부담 채무가 1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보도다. 이들은 썩은 고기 몇 점을 먹자는 것이 아니고 아르헨티나 경제를 산채로 통째로 먹자고 달려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Ley de Pago Soberano

 

물론 이러한 모든 현상의 원인과 문제가 부이트레로부터 온 것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내에서는 ‘부이트레냐 조국이냐’라는 정책으로 맞섰고 대외적으로는 다양한 방안으로 부이트레의 피해와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공동 대처를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즉, 국내외적으로 부이트레 부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다. 이 활동 중에는 올해 2014년 8월 19일의 법원 관할지와 결제은행을 변경코자 하는 '채무 우회상환 법안(

de deuda)'을 법제화했다. 또한 9월 9일에는 유엔에서 ‘국가채무 재조정 과정을 위한 다국가 간의 법적인 제도’에 대한 안을 또한 통과시켰다.

 

크리스티나 대통령은 9월 20일 프란시스코 교황과 22일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각각 면담해 부이트레 부리 자르는 일에 공감대를 이루려고 노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크리스티나는 유엔 총회에서 부이트레 문제를 정면으로 맞선 것은 물론이다. 유엔 제네바 인권위원회에서도 국가 채무의 재조정을 위한 법적 제도를 준비하자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지지를 확산시키는 성과도 올렸다.

 

부이트레도 부리를 자르도록 가만두지 않고 오히려 아르헨티나를 공격해 아르헨티나 정부에 미국 법원의 판결 불복종(Desacato)을 선언했다. IMF 이사회에서는 10월 6일 국가 채권에 대한 부이트레의 문제를 인정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견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11월 4일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의 그레이사 판사가 결정한 9월 29일 미국 법원의 판결 불복종(Desacato)에 대해 상소를 했다. 한편,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 )에서는 비록 협회가 지난 법 조건하에서 이루어진 수천만 달러의 채권에 대한 뚜렷한 해결은 못하더라도, 미 법원 그레이사 판사의 판결이 터무니 없는 판결이었으며 건전한 국제 금융시장을 위해서는 부이트레를 지상으로 끄집어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끌라린 신문 보도에 의하면 IMF 법률 담당 책임자인 세안 하간(Sean Hagan)이 기고를 통해서 아르헨티나가 주장하듯이 기존의 구조 조정에 대한 완전한 해결을 할 수는 없지만 유엔 또는 G20 국가가 인지하고 있듯이 국가 채권에 대한 홀드아웃의 과도한 행태는 채무 조정에서 75%의 합의를 받은 채권에 대해서는 다른 홀드 아웃이 다수 채권자의 합의를 번복해 버리는 것을 규제한다든지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술적인 점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처럼 한 독립국가의 모든 분야에 결정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홀드아웃 채권 부이트레를 무력화시키는 일, 부이트레의 부리를 자르는 일을 할 수 있는가? 이것이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로 남아있는 현실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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